Surprise Me!

[NocutView] 철창속에 갇힌 사육 곰

2019-11-04 0 Dailymotion

경기도 안성의 한 농가. 이 곳에는 가슴에 하얀 반달 무늬가 새겨진 곰 25마리가 사육되고 있다.<br /><br />이 곰들은 열 살이 되는 해, 뱃 속의 쓸개 즉, 웅담을 빼낸 뒤 도살당할 운명을 지고 태어났다. <br /><br />하지만 이 곳에는 10살이 훌쩍 지나 자연사한 곰들이 더 많다.<br /><br />웅담 채취는 합법이지만 곰 보호 여론과 각종 규제들로 최근 10년 동안 판로가 막힌 것.<br /><br />"곰을 어떻게 먹냐, 미개한 것 아니냐"는 비난이 농가에게 쏟아지지만 사실 농가도 할 말이 많다.<br /><br />농장주 윤영덕(53) 씨는 "얘네가 반달가슴곰은 맞지만 천연기념물은 아니고 사육을위해 인공적으로 증식된 교잡종"이라면서 "천연기념물을 먹느니, 얘네를 좁은 울타리 속에 사육하냐는 비난이 거센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"고 말했다.<br /><br />윤 씨는 "10년 이상 된 곰만 웅담을 채취할 수 있다보니 10년 동안 든 사료값과 인건비 등으로 따지면 웅담 하나 가격이 보통 2000만 원씩 한다"면서 "하지만 값이 비싸니 누가 사먹겠냐. 죽이지도 못하고 힘겹게 키우고 있는 실정"이라며 한 숨을 내쉬었다.<br /><br />비싼 사료값 탓에 하루 한 번밖에 사료를 주지 못한다. 배가 고픈지 곰들은 영하의 날씨에 꽁꽁 얼어붙은 얼음만 연신 햟아대고 있었다. <br /><br />충남 당진에서 농가를 운영하는 김광수(61) 씨도 사정은 마찬가지. 웅담 판매는 점점 줄고 사육 자체가 힘들어지면서 농장주 2명과 농가를 합쳤다. 김 씨의 농가에는 270여 마리의 반달가슴곰이 있다.<br /><br />한 마리당 사료값만 연간 200만원 상당. 김 씨가 사료때문에 진 빚은 5억이 넘는다.<br /><br />◈ 국제멸종위기종인데 10년 시한부 인생 반달가슴곰<br /><br />국제적인 멸종 위기종이자, 우리나라에서도 천연기념물로 보호받고 있는 반달가슴곰이 10년 시한부 인생을 살게 됐을까.<br /><br />1981년, 정부는 농가 소득 증대를 위해 재수출 목적으로 곰을 수입해 사육하기 시작했다. 어린 곰을 들여와 제 3국에 재수출할 목적이었다.<br /><br />당시 곰 사육을 관할했던 산림청에서 이를 권장하고, 지방자치단체에서 허가해 곰을 키우도록 했다는 것이 농가의 주장이다.<br /><br />윤 씨 역시 정부의 말을 믿고 곰 사육에 뛰어들었다.<br /><br />윤 씨는 "당시 웅담 값도 좋고 정부에서 웅담빼서 팔면 농가 소득도 올라가겠다면서 적극적으로 사육 권장했었고, 정부 말대로 소득에도 많이 도움이 될 것 같았다"고 말했다.<br /><br />실제 1985년 0월 대한뉴스에는 "특히 곰은 잡식성 동물로 안전 관리에만 유의하면 병 없이 쉽게 키울 수가 있다", "곰에서 나오는 웅담과 피 가죽 등은 국내 수요뿐 아니라 수입 대체 효과도 얻을 수 있는 사육 가능한 야생동물이다"라며 방송되기도 했다. <br /><br />하지만 이 방송이 나가고 얼마 안돼 정책은 완전히 바뀌었다. 곰 보호여론이 대두되면서 곰 수입이 전면 금지됐다. <br /><br />또 이로부터 8년 뒤인 1993년엔 멸종위기의 야생동물 거래를 금지하는 국제 협약(CITES)에 가입하면서 원래 계획이었던 수출길마저 막혔버렸다. <br /><br />농가들이 곰을 들여올 당시만 해도 사육곰은 사슴, 오리와 같은 특수가축으로 분류됐지만, CITES에 가입하면서 사육곰의 법적 신분이 야생동물로 바뀐 것이다. 관할 책임도 산림청에서 환경부로 이관됐다. <br /><br />'야생동물'은 '산과 들에서 저절로 나서 자라는 동물'이라고 정의돼있다. 하지만 모순되게도 태어나면서부터 우리 안혀 자란 사육곰이 야생동물로 분류돼 도살도 안되고 농가 마음대로 처분할 수도 없게 된 것이다.<br /><br />사육 농가들의 거센 반발로 2005년이 돼서야 약재인 웅담은 팔 수 있다는 절충안을 만들었다. 하지만 국내외 여론을 의식해 10년 이상 키워야만 도살이 가능하다는 등 까다로운 조건을 달았다. <br /><br />농장주 김 씨는 "정부에 놀아났다"며 목소리를 높였다.

Buy Now on CodeCanyon